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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과학

감자와 고구마의 당도 차이: 왜 고구마가 더 달까?

by EverydayScience101 2025. 4. 8.

 

 

서론: 달콤한 고구마 vs 담백한 감자

감자와 고구마는 모두 한국인의 식탁에서 자주 등장하는 대표적인 뿌리작물입니다.
모양도 비슷하고, 둘 다 삶거나 구워 먹으며, 탄수화물이 풍부하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맛의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단맛’, 즉 당도입니다.

왜 고구마는 달고 감자는 담백할까요?
조리 방법, 전분 구조, 효소 작용, 품종 등 여러 요인이 감자와 고구마의 당도 차이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번 글에서는 두 식재료의 과학적 차이를 바탕으로, 당도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감자와 고구마의 기본 차이

학문적 분류와 식물학적 기원

  • 감자(Potato): 가지과(Solanaceae), 솔라눔(Solanum) 속 식물
  • 고구마(Sweet potato): 메꽃과(Convolvulaceae), 이포메아(Ipomoea) 속 식물

즉, 감자와 고구마는 식물학적으로 완전히 다른 과에 속한 작물입니다.
기원지도 다르며, 감자는 남미 안데스 지역, 고구마는 중남미와 열대 아시아 지역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탄수화물 구성과 식감 차이

두 작물 모두 주 에너지원은 탄수화물이며, 대부분 전분 형태로 저장됩니다.
하지만 고구마는 감자보다 단맛이 강하고 식감이 쫀득한 편입니다.
이는 고구마의 전분이 조리 중 당으로 더 잘 분해되기 때문이며,
감자는 전분이 더 많고, 당으로의 분해 효율은 낮기 때문입니다.


당도의 정의와 측정 방법

‘당도’란 무엇인가?

당도(Sweetness)는 일반적으로 음식 속 당분의 농도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과일이나 채소의 당도는 설탕 수용액의 농도와 비교하여 측정되며,
감자와 고구마 역시 전분이 당으로 전환된 정도에 따라 단맛을 느낍니다.

브릭스(Brix) 수치로 비교하는 당도

당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때 사용되는 단위가 바로 브릭스(Brix)입니다.

  • 1°Bx = 100g의 용액에 1g의 설탕이 포함된 상태
  • 일반적으로 고구마는 10~20°Bx,
  • 감자는 1~5°Bx 수준으로 훨씬 낮은 편입니다.

이 수치는 조리 방법에 따라 극적으로 달라질 수 있으며, 특히 고구마는 열을 가하면 당도가 급상승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감자의 당도

감자 속 전분과 당의 비율

감자는 전체 무게의 약 15~20%가 전분이며, 단당류(포도당, 자당 등)의 함량은 매우 낮습니다.
일반적인 생감자의 당도는 브릭스 1~3 정도로, 단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감자를 익히거나 저장하는 방식에 따라 일부 전분이 당으로 바뀌면서 단맛이 약간 증가할 수 있습니다.

삶거나 찌면 달라지는 감자의 맛

감자를 삶거나 찔 때는 전분이 겔화되고, 일부 당이 유리되어 은은한 단맛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저온 저장된 감자는 ‘콜드 스위팅(Cold Sweetening)’ 현상으로 인해
전분 일부가 자당, 포도당으로 전환되어 맛이 더 부드럽고 약간 달콤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구마에 비하면 감자의 당도는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고구마의 당도

고구마가 단 이유: 효소 작용

고구마가 감자보다 훨씬 더 단 이유는, 고구마 속 효소 작용 때문입니다.
특히 베타-아밀라아제(β-amylase)라는 효소가 조리 중에 활성화되며,
전분을 말토스(2당류) 형태의 당분으로 분해합니다.

이때 생성된 말토스는 설탕보다 단맛이 강하지는 않지만, 농도가 높아지면 전체적으로 강한 단맛을 느끼게 합니다.

조리법에 따른 당 증가 효과

고구마는 구우면 당도가 훨씬 높아집니다.

  • : 당도 중간 (효소 작용 제한적)
  • 삶기: 수분이 많아 당도 희석
  • 굽기: 수분 손실 + 당 집중 → 당도 극대화
  • 에어프라이어/오븐: 당 집중 + 고온 유지 → 단맛 증가

특히 160~170℃에서 서서히 굽는 방식이 고구마의 당을 가장 잘 끌어올리는 방법입니다.


감자 vs 고구마 당도 비교

브릭스 수치 실측 비교

조리 전/후 감자(브릭스) 고구마(브릭스)
생 상태 1~3 4~6
찐 상태 2~4 10~15
구운 상태 3~5 15~20

 

※ 브릭스 수치는 품종, 조리 시간, 온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삶은 감자와 구운 고구마의 당도 차이

  • 삶은 감자는 전분 맛이 주를 이루며 담백
  • 구운 고구마효소 작용 + 수분 손실로 인해 단맛이 매우 강함

이처럼 고구마는 전분에서 당으로 바뀌는 효소 반응
조리 시 당의 농축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감자보다 훨씬 높은 당도를 갖게 됩니다.


조리법에 따른 당도 변화

삶기, 찌기, 굽기, 튀기기 비교

조리 방식에 따라 고구마나 감자의 당도와 식감은 크게 달라집니다.

  • 삶기: 부드럽고 촉촉, 당도 중간
  • 찌기: 수분은 남지만 단맛 약간 증가
  • 굽기: 당도 최고, 겉바속촉
  • 튀기기: 고소한 풍미, 단맛 강조 X

특히 고구마는 굽는 방식에서 강한 단맛과 캐러멜 향이 더해져
감자와는 확연히 다른 디저트형 식재료로 활용됩니다.

구울수록 단 이유는?

  1. 수분이 빠져 당이 농축
  2. 베타-아밀라아제 활성화로 전분 → 당 전환
  3. 마이야르 반응에 의한 단맛 및 풍미 강화

즉, 고구마는 구우면 과일 못지않은 당도를 가지게 되는 이유
과학적으로도 매우 명확한 작물입니다.


고구마 속 효소: 베타-아밀라아제의 역할

효소가 전분을 당으로 바꾸는 과정

  • 베타-아밀라아제는 60~70℃의 온도에서 활성화되어,
  • 고구마의 전분을 말토스라는 당으로 분해합니다.
  • 이 말토스가 입안에서 단맛으로 느껴지며, 고구마 특유의 달큰한 맛을 형성합니다.

온도 조건이 당 생성에 미치는 영향

  • 급하게 높은 온도로 조리할 경우, 효소가 파괴되어 단맛이 덜해질 수 있습니다.
  • 서서히 익히는 로스팅 방식은 효소 반응 시간을 확보해 단맛 극대화에 유리합니다.

🔍 Tip: 고구마는 찜보다 구웠을 때, 그리고 천천히 구울수록 단맛이 강해집니다!


 

감자에는 왜 단맛 효소가 적을까?

효소 활성도 비교

고구마에 있는 베타-아밀라아제(β-amylase)는 조리 과정에서 전분을 당으로 분해해 단맛을 유도합니다.
반면, 감자에도 일부 효소가 존재하지만:

  • 효소의 양이 적고
  • 활성화 온도 범위도 제한적이며
  • 대부분의 감자는 조리 온도에서 효소가 비활성화되기 쉽습니다.

결과적으로 감자는 고구마처럼 조리 중에 단맛이 생기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감자의 품종에 따라 다른 반응

일부 감자 품종은 저장 방식이나 조리 방법에 따라 약간의 단맛을 내기도 합니다.

  • 설감자: 약간 단맛이 도는 품종
  • 수미감자: 대표적인 국산 감자, 전분질 풍부하고 담백
  • 자색감자, 노란감자: 항산화 물질 많고 풍미 강함

하지만 일반적으로 감자는 ‘전분질 뿌리작물’로 분류되며,
단맛보다는 담백함과 포근한 식감이 특징입니다.


품종에 따른 당도 차이

밤고구마 vs 호박고구마

고구마도 품종에 따라 당도와 식감이 크게 다릅니다.

고구마 종료 특징 당도
밤고구마 퍽퍽하고 담백, 단맛 약함
호박고구마 촉촉하고 부드러움, 당도 높음 높음
꿀고구마 매우 달고 끈적함, 디저트형 매우 높음
베니하루카 일본 품종, 단맛 극대화 매우 높음

감자도 품종마다 다르다

  • 전분이 많은 감자는 튀김용
  • 수분이 많은 감자는 찌기, 삶기 용도에 적합
  • 일부 품종은 당분 함량이 높아 단맛이 은은하게 느껴지기도 함

요리 목적에 맞는 품종 선택이 맛과 식감에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건강 관점에서 본 당도 차이

GI지수(혈당지수)의 차이

GI(Glycemic Index)는 음식이 혈당을 얼마나 빠르게 올리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지표입니다.

  • 감자(GI 80~90): 고혈당지수
  • 고구마(GI 55~65): 중간 혈당지수

감자는 상대적으로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식품이므로,
당뇨나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은 섭취량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당뇨, 체중 조절 시 선택법

  • 고구마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포만감이 좋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
  • 감자는 전분 함량이 높고 소화가 빨라 운동 전 에너지원으로 적합

단, 고구마도 과도한 섭취 시 당질 과다로 인해 혈당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적절한 양이 중요합니다.


고구마와 감자의 영양 비교

항목 감자  (100g 기준) 고구마 (100g 기준)
칼로리 약 76 kcal 약 109 kcal
탄수화물 약 17g 약 24g
단백질 약 2g 약 1.6g
식이섬유 약 1.3g 약 2.5g
비타민 A 거의 없음 풍부함
항산화 성분 적음 안토시아닌, 베타카로틴 등 다양
  • 감자: 열량이 낮고 소화가 빨라 부담 없이 섭취 가능
  • 고구마: 비타민 A, 식이섬유, 항산화 효과가 높아 건강 간식으로 인기

다이어트, 운동, 혈당 관리 등 건강 목표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론: 당도를 알면 선택이 달라진다

감자와 고구마는 모두 탄수화물이 풍부한 뿌리채소지만,
단맛의 유무, 영양 구성, 조리 시 변화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 고구마는 조리 시 당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식품
  • 감자는 담백하고 전분질이 풍부한 기본 식재료

요리를 할 때 원하는 맛, 식감, 건강 요소를 고려하면
감자와 고구마를 더 똑똑하고 맛있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 감자는 담백하게, 🍠 고구마는 달콤하게.
식재료의 당도를 이해하면, 요리가 더 맛있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