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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이 발생하는 이유: 땅속 깊은 곳의 흔들림을 이해하다

EverydayScience101 2025. 4. 5. 16:26

 

 

서론: 흔들리는 땅, 인간의 불안

2023년 모로코 대지진, 2011년 일본 동일본 대지진, 1995년 고베 대지진.
지진은 갑작스럽고, 예고 없이 찾아오며, 단 몇 초 만에 수천 명의 생명을 앗아갈 만큼 강력한 자연재해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질문합니다.
“왜 지진은 발생하는 걸까?”, “지진을 막을 수는 없을까?”

이 글에서는 지진이 일어나는 과학적 원리, 지각의 움직임, 지진파, 단층과 응력 축적 등 핵심 개념을 차근차근 설명해 드립니다.
지진을 이해하는 것은, 단지 과학 지식을 넘어서 재난을 대비하는 첫걸음입니다.


1. 지진이란 무엇인가?

지진의 정의

지진(Earthquake)은 지하 깊은 곳에서 지각이 갑자기 움직이면서 생기는 진동 현상입니다.
이는 수천, 수만 년 동안 쌓인 응력(stress)이 어느 순간 한계치를 넘어서며 단층이 파열되고, 지각이 급격히 이동하면서 발생합니다.

이때 생긴 진동은 땅속을 통해 지표면까지 전달되고, 우리가 지면이 흔들리는 것처럼 체감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진파(P파, S파)의 개념

지진이 발생하면, 에너지가 파동의 형태로 사방으로 퍼져나가는데, 이를 지진파(seismic wave)라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두 가지 주요 지진파가 있습니다:

  • P파(Primary wave): 가장 먼저 도달하는 종파, 빠르지만 흔들림 작음
  • S파(Secondary wave): P파보다 느리며, 좌우/상하 진동을 일으켜 실제 피해를 유발하는 주범

이 외에도 표면파(surface wave)는 지표면을 따라 퍼지며 진동의 강도를 키우는 역할을 합니다.


2. 지각의 구조와 지진의 연관성

지구 내부 구조: 지각, 맨틀, 외핵, 내핵

지구는 단단한 땅처럼 보이지만, 사실 아래로 갈수록 여러 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지각(Crust) – 우리가 서 있는 가장 바깥층
  2. 맨틀(Mantle) – 점성이 높은 반고체층
  3. 외핵(Outer Core) – 액체 상태의 철/니켈
  4. 내핵(Inner Core) – 고체 상태의 중심부

지진은 주로 지각과 상부 맨틀 경계 부근에서 발생하며, 이곳은 지각판이 상호작용하는 주요 무대입니다.

지각판(Plate)의 움직임과 역할

지구의 지각은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라, 여러 개의 거대한 판(plate)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것을 판구조론(plate tectonics)이라고 하며, 지각판들은 다음과 같이 움직입니다:

  • 서로 충돌하거나 (수렴형)
  • 벌어지거나 (발산형)
  • 옆으로 미끄러지며 (보존형)

이러한 판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응력과 마찰이 지진의 핵심 원인이 됩니다.


 

3. 지진은 왜 발생하는가?

판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마찰과 응력 축적

지각판은 움직이지만, 그 경계에서는 매끄럽게 움직이지 못하고 서로 마찰하며 멈춰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판끼리 밀고 당기며 응력(stress)이 쌓이다가, 임계점을 넘는 순간 갑자기 끊기듯 미끄러지며 에너지를 방출하게 됩니다.

이 순간이 바로 지진 발생 시점입니다.

  • 쌓인 응력 → 파열 → 에너지 방출 → 지진파 발생

이 에너지는 지하의 진원(震源, hypocenter)에서 시작되어 지표면으로 전달되며, 우리에게 흔들림으로 다가옵니다.

단층(Fault)과 지진 발생 메커니즘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는 대부분 단층(fault)이 존재합니다.
단층이란 지각이 깨지면서 서로 어긋난 지질 경계선이며, 지진은 이 단층을 따라 발생합니다.

  • 활단층(active fault): 현재도 움직임이 감지되는 단층 → 지진 위험 높음
  • 사화단층(inactive fault): 오랫동안 움직임이 없는 단층

지진의 대부분은 바로 이 단층이 갑자기 미끄러질 때 발생합니다.


4. 판구조론과 지진의 관계

수렴형, 발산형, 보존형 경계

지각판 경계는 지진 발생의 가장 중요한 장소이며,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1. 수렴형 경계 (Convergent boundary)
    • 판과 판이 서로 충돌
    • 강한 압력 → 큰 지진 발생
    • 예: 일본 해구, 히말라야 산맥
  2. 발산형 경계 (Divergent boundary)
    • 판이 양쪽으로 벌어짐
    • 새로운 지각 생성
    • 예: 대서양 중앙 해령
  3. 보존형 경계 (Transform boundary)
    • 판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미끄러짐
    • 강한 마찰 → 갑작스러운 지진
    • 예: 미국 샌안드레아스 단층

대표적인 판 경계 지진 사례

  •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수렴형 경계에서 발생
  • 2004년 인도양 쓰나미 지진: 해양판이 대륙판 밑으로 밀려들어감
  • 1906년 샌프란시스코 지진: 보존형 경계에서 발생한 대지진

이처럼 지진은 대부분 판의 경계선에서 일어나는 에너지 방출 현상입니다.


5. 진원의 깊이에 따른 지진의 분류

천발지진, 중발지진, 심발지진

지진은 발생한 깊이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됩니다:

구분 깊이 특징
천발지진 0~70km 흔들림 강함, 피해 큼
중발지진 70~300km 흔들림 보통, 진동 범위 넓음
심발지진 300~700km 진동 약함, 분석용 지진파 중요

 

우리나라나 일본 등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지진은 천발지진에 속하며, 가장 강한 흔들림과 피해를 유발합니다.

깊이에 따른 피해 양상

진원이 얕을수록:

  • 진동이 지표에 빠르게 도달
  • 진폭(흔들림의 크기)이 크고
  •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

반대로 깊은 지진은 지표면까지 전달되면서 에너지가 흡수되기 때문에 체감 진동이 약한 편입니다.


6. 지진파의 종류와 전달 원리

P파(Primary wave)

  • 종파(longitudinal wave)
  • 고체, 액체, 기체 모두 통과
  • 빠른 속도 (5~8km/s)
  • 지진계에 가장 먼저 도달하지만, 사람은 거의 못 느낄 정도로 미약

S파(Secondary wave)

  • 횡파(transverse wave)
  • 고체만 통과 가능
  • 느린 속도 (3~4km/s)
  • 좌우, 상하 진동 → 건물 파괴의 주원인

표면파(Surface wave)

  • 지표면을 따라 퍼지는 느린 지진파
  • 진폭이 크고, 지속 시간이 길며 체감 진동과 피해를 극대화
  • 고층 건물이나 지반이 약한 지역에서 특히 위험

📌 지진 조기 경보 시스템은 P파가 도달했을 때 자동으로 S파 도달을 경고합니다.


7. 규모와 진도의 차이

리히터 규모와 모멘트 규모

규모(Magnitude)는 지진이 방출한 에너지의 절대적인 크기를 나타냅니다.

  • 리히터 규모: 고전적 방식, 국지적 지진파 분석
  • 모멘트 규모(Mw): 현재 국제 표준, 단층 면적과 이동량까지 고려한 정확한 지진 규모

예: 규모 6.0 → 규모 5.0보다 약 32배 더 강한 에너지

진도(Intensity)와 체감 강도

  • 진도(Intensity)사람이 실제로 느낀 흔들림의 강도
  • 지역별로 달라지며, MMI 계급 또는 일본식 진도계가 자주 사용됨

예를 들어, 같은 규모 6.0의 지진이라도

  • 단단한 지반에서는 진도 약
  • 연약한 지반에서는 진도 강
    이처럼 규모와 진도는 서로 다르며, 모두 중요합니다.

 

8. 단층의 종류와 지진 유형

정단층, 역단층, 주향이동단층

단층은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뉩니다:

단층 유형 설명 예시
정단층 (Normal fault) 위쪽이 아래로 내려감 (장력 작용) 대서양 중앙 해령
역단층 (Reverse fault) 아래쪽이 위로 밀려 올라감 (압축력 작용) 히말라야, 일본 해구
주향이동단층 (Strike-slip fault) 좌우로 미끄러짐 (전단력 작용) 샌안드레아스 단층

 

각 단층은 특정 지각판 경계에서 나타나며, 지진의 종류와 피해 양상도 달라집니다.

우리나라에서 나타나는 단층

한반도는 유라시아판 내부에 위치해 비교적 지진이 적지만,
양산단층대, 경주단층, 왕피천단층활성 단층이 존재합니다.

  • 2016년 경주 지진 (규모 5.8)
  • 2017년 포항 지진 (규모 5.4)
    → 모두 활단층과 밀접한 연관

9. 인공지진과 자연지진

광산 폭발, 핵실험 등 인위적 진동

인공지진(Artificial earthquake)은 사람의 활동에 의해 발생하는 진동 현상입니다.

예시:

  • 광산 발파, 터널 공사
  • 대형 구조물 붕괴
  • 지하 핵실험 (예: 북한 핵실험 감지 사례)

이런 인공지진은 일반적으로 규모가 작고, 단층 운동이 아니라 에너지 파동만 전달됩니다.

자연 지진과의 구별법

지진파 분석을 통해 아래와 같은 차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항목 자연지진 인공지진
진원 깊이 수 km 이상 (보통 10~50km) 매우 얕음 (지표 근처)
파형 P파→S파 순서 S파 거의 없음 (폭발 특성)
지속 시간 수초~수십 초 매우 짧음 (즉시 끝남)

 

이러한 구분은 지진 감시 센터 및 국가 안보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10. 지진 발생이 잦은 지역

환태평양 조산대

지구에서 지진이 가장 자주 발생하는 지역은 ‘불의 고리’(Ring of Fire)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Pacific Belt)입니다.

이 지역은:

  • 판의 경계가 밀집해 있으며
  • 수렴형, 발산형, 보존형 경계가 복합적으로 작용
  • 전 세계 지진의 80% 이상이 여기서 발생

주요 국가: 일본, 인도네시아, 칠레, 미국 서부, 뉴질랜드

유라시아 판과 한반도의 위치

한반도는 판 경계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상대적으로 지진이 드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활단층 활동, 지진 빈도 증가, 규모 확대 등으로 인해 지진 대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11. 지진 발생 징후와 예측의 한계

전조 현상

일부 지진은 다음과 같은 전조 현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 지진운(특이한 구름 모양)
  • 동물의 이상 행동
  • 지하수 수위 급변
  • 전자파 변화

하지만 과학적으로 신뢰도 있는 징후로 보기엔 어렵습니다.

현재 기술로 가능한 수준

현재까지 정확한 시기, 장소, 규모를 예측하는 기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아래와 같은 감시 기술은 발전 중입니다:

  • 단층 활동 정밀 관측
  • 지진파 조기 경보 시스템
  • 지진 발생 가능성 통계 분석

예측보다 중요한 것은 “사전 대비와 실시간 경보 체계”입니다.


12. 지진 대비와 안전 수칙

지진 발생 시 대피 요령

  1. 책상 아래로 몸을 보호
  2. 창문, 가전, 천장 조명 피하기
  3. 문이 닫히기 전에 탈출 통로 확보
  4. 엘리베이터 사용 금지
  5. 흔들림이 멈춘 후 외부로 대피

외부에 있을 경우:

  • 전신주, 유리창, 간판에서 멀리 떨어지기
  • 주차장, 고가도로 아래 피하기

내진 설계와 건물 기준

지진에 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건축 구조물의 내진 설계 강화가 필수입니다.

  • 철근 콘크리트 내진 설계 기준 강화
  • 노후 건축물 내진 보강 사업 확대
  • 학교, 병원, 공공시설 등 내진 점검 의무화

지진은 막을 수 없지만, 사람의 노력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재해입니다.


결론: 예측은 어렵지만 대비는 가능하다

지진은 지구 내부의 에너지 순환 과정 중 하나입니다.
지각판이 움직이고, 응력이 쌓이고, 단층이 파열되며…
지구는 오늘도 ‘살아 있는 행성’으로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움직임을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지만,

  • 지진이 일어나는 이유를 알고
  •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감시하며
  • 대비와 교육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 자연 앞에 겸손하되, 과학으로 지혜롭게 대처합시다.